보도자료

피부상처부터 속살-뼈까지 접착제로 붙인다

[2016 05] 한세광 교수

홍합에서 뼈 접착제 개발

관리자 | 2016.05.09 12:06 | 조회 1269


의료용 접착제의 진화 

 첨단 의료용 접착제가 봉합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쓰기 쉽고 하루 뒤부터는 샤워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피부 상처뿐 아니라 내부 조직이나 뼈까지 붙일 수 있는 접착제가 개발되는 등 의료용 접착제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혈액 흐르는 심장에서도 강한 접착력 유지 

미국 연구진은 빛을 만나면 고체로 바뀌는 접착제를 개발해 심장 벽의 손상 부위를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카프 연구소 제공

지난해 미국 주간지 ‘타임’은 포르투갈의 의과학자 마리아 페레이라 박사(31)를 ‘차세대 리더’로 꼽으며 인체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접착제가 의학계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아기들을 위해 수술 뒤 심장을 안전하게 봉합하는 방법을 찾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료용 접착제는 피부 상처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심장과 같은 내부 조직에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피부에서는 회복 후 간단히 떼어내면 되지만 몸속에 적용할 경우 별도의 제거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혈제 성분을 이용한 ‘피브린 글루(fibrin glue)’가 있지만 접착력이 약하고 봉합 시간도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었다. 

페레이라 박사는 제프리 카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빛을 받으면 고체로 변하는 액체 접착제(HLAA)를 개발해 2014년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카프 교수팀의 한국인 과학자인 이유한 박사후연구원도 참여했다.

연구진이 수술한 심장 조직에 접착제를 바르고 빛을 쪼이자 탄성이 있는 고체로 바뀌면서 찢어진 부위가 봉합됐다. 항상 혈액이 흐르고 강한 혈압이 작용하는 환경에서도 접착력은 유지됐다. 무엇보다도 상처가 아문 뒤에는 접착제가 몸속에서 생분해된다. 이 접착제는 쥐나 돼지 심장 수술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레이라 박사가 연구책임자로 있는 프랑스 바이오벤처 ‘게코 바이오메디컬’은 이르면 올해 의료용 접착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윤석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빛을 이용해 피부 조직을 접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상처에 바르고 빛을 쪼였더니 피부의 콜라겐이 서로 결합해 상처가 봉합됐다. 빛을 전달하는 도파관이 생분해되기 때문에 피부 깊숙한 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돼지 피부에 적용한 실험에 성공한 뒤 ‘어드밴스트 펑크셔널 머티리얼스’ 2월 1일자에 이 내용을 발표했다. 

○ 홍합에서 뼈 접착제 개발 


상처 부위에 홍합 접착 단백질로 개발한 접착제를 바른 뒤 2주일간 회복 과정을 관찰한 결과(오른쪽) 봉합사나 기존 접착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흉터가 작았다. 포스텍 제공

뼈를 잘 붙게 하는 의료용 접착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은 홍합이 바위 등에 붙을 때 사용하는 접착 단백질을 활용해 뼈 재생을 돕는 접착제를 개발했다.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핀으로 고정하지만 잘게 부서진 경우에는 소나 돼지의 뼛가루로 만든 이식재를 넣어 뼈 재생을 돕는다. 문제는 이식재가 다른 곳으로 흩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임플란트 수술에서 치아의 지지 뼈를 보강하기 위해 이식재를 쓰기도 하는데 입 속 수분이 장애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전상호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홍합 접착 단백질로 만든 접착제를 이용해 이식재를 고정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쥐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이 방식을 적용하자 뼈 성장인자가 이식재에 잘 달라붙으면서 뼈 재생 속도가 1.5배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2014년 ‘재료화학저널B’에 발표됐다.

차 교수팀은 홍합 접착 단백질을 바르고 청색 빛을 쪼이는 방식으로 피부 조직을 붙이는 데도 성공했다. 생쥐 피부에 난 상처에 적용한 결과 7일 뒤 상처가 봉합됐으며 접착 단백질은 완전히 분해됐다. 2주 뒤에는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바이오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차 교수는 “인공 합성한 화학물질인 여타 의료용 접착제와 달리 홍합에서 자연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접착제라는 점에서 인체에 안전하다”며 “이르면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가 내년 후반 이후 제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동아일보 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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